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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민보안성 자료·사진으로 엿본 북한 자동차산업 현주소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8-03-05 14:18

요즘 평양 시내를 비춘 보도사진을 보면 꼭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줄줄이 늘어선 자동차들과 이를 정리하는 인민보안성 소속 교통요원들이다. 고질적인 경제난과 에너지난 속에서도 북한의 자동차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한 여러 현상과 문화도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최근 북한 내부관계자를 통해 2017년 기준 인민보안성 등록 차량 정보가 담긴 내부 자료와 이와 관련한 북한 내부 사진 몇 장을 입수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자동차 현황과 여기서 비롯된 여러 현상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필자가 북한 내부에서 입수한 북한의 자동차 판매소 현장 모습. 2016년 촬영. 사진=NKSIS


필자가 입수한 2017년 인민보안성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북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89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는 군이 운영하는 차종까지 포함한 수치다.  

북한의 이 같은 차량 등록 수치는 등록 차량 2200만 대를 넘어선 한국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과 비교하자면 20만~30만 대가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증가세를 감안하면 북한의 자동차 시장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인민보안성에 등록된 북한의 자동차 주요 기종 현황은 생각 외로 다양하다. 물론 그 중에는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는 화물차 모델 ‘승리’와 SUV 모델 ‘갱생’과 합영회사인 평화자동차에서 생산한 모델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고급 수입 차종으로는 ‘폭스바겐 파사투 1.8’ 4708대, ‘아우디 430형․330형’ 등 5500여 대, ‘벤츠 C형 190~330형·S형 400~600형 등 1489대, ‘렉서스 470형 SUV·승용차’ 389대 등이 파악된다. 
 

북한의 한 가족이 자동차 판매소에서 픽업 모델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16년 촬영. 사진=NKSIS  


이와 함께 ‘포르쉐 SUV 모델’, ‘닛산 파라딘’, ‘중화 1.8․2.0형’, ‘진베이 1~5세대’, ‘장성 1~5세대 SUV·화물형 4~6세대’ ‘BYD 승용차 F 3~6모델’ ‘볼보 SUV’, 중국산 및 유럽산 포드계열 승용차, ‘러시아산 군용차 모델 지루’ ‘중국의 해방산 군용차’, ‘천마화물차’ ‘사크만 자동차’ ‘중-일 합영산 도요타 크라운’, ‘카멜 각종 모델’ ‘이스즈 각종 화물차’ ‘구룡 중형버스’ ‘동풍 중형버스’ ‘이스즈, 닛산, 히다찌 대형버스’ 등이 현재 북한 내부 주요 등록 차량 기종들이다. 

이밖에도 일본과 중국에서 들여온 소수의 롱그반(롱밴) 차량과 1970~80년대 스웨덴, 폴란드, 구소련에서 생산된 극소수의 구형 차량도 존재한다. 다만 이 같은 동구권 구형 차량들 대부분 등록만 됐을 뿐 거의 폐차 상태거나 거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최근 자체 생산 차량을 제외하고 북한에 등록돼 운영되고 있는 주요 수입차량 상당수는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이라는 점이다. 등록 모델 중 벤츠, 아우디, 볼보, 도요타, 닛산 등 서방권 브랜드도 있지만 이 차량들 역시 상당수는 중국 합영 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으로 확인된다. 이스즈를 비롯한 일제 화물차와 버스모델들 대부분은 과거에 들여온 구형 모델들이 대부분이다.  

북한은 공산품과 에너지원을 비롯한 각종 물자들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북한에 등록된 수입차들 대부분은 일본산이 많았다. 이 당시 북한은 오히려 일본차를 수입해 중국으로 밀수하는 중간 무역을 통해 쏠쏠한 이윤을 챙겼다. 이때 중국은 일본차를 직수입할 경우 높은 관세를 적용했다. 

물론 혹자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북한에 등록된 차량 대부분 기관이 구입해 공적·영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상용차 및 공용차가 아니냐는 의문점이다. 현재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 상당수는 개인들이 구입한 자가 차량이었다. 일부는 형식상 기관이나 기업에 등록된 차량들도 있지만 실제 운영은 돈을 낸 전주(錢主)에 의해 운영되는 형태다.
 

북한 평양에 위치한 옥류관에 주차된 고급 세단 차량들. 사진=NKSI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부 시장 형성에 따라 등장하고 있는 ‘전주(錢主)’들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자동차들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공무역은 물론 밀무역을 통해서도 상당 부분 유통되는 북한의 자동차 시장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라고 한다. 공무역을 통해 들여온 차종은 비싼 과세에, 밀무역을 통해 들여온 차종은 중간 외화벌이꾼들의 막대한 이윤 추구로 기존 시장가 보다 약 1.5배 정도 비싸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차주들이 구입한 차량을 등록하기 위해선 각 지역 및 중앙 인민보안성 담당기관을 찾아 차번호를 받아야 한다. 인민보안성은 차번호를 배분하면서 여러 명목으로 돈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우리로 따지면 등록세 격인데, 북한 인민보안성 담당기관은 여기에 여러 명목으로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주들이 구입한 차량은 단순한 자가 목적으로 운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경우는 물류 운송을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각 지역에 자동차들을 활용한 물류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시장 형성에 따른 유통 부문이 자동차 증가에 따라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자동차 보급에 따른 민간 유통이 활성화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기존 혈맥 역할을 하던 열차 운행이 에너지원 부족으로 상당 부분 어려워진 것도 한몫한다. 반면 상당수 유류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 역시 자동차를 활용한 민간 유통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외에도 북한 내 자동차 증가세가 낳은 또 다른 현상도 있다. 바로 북한 내 자동차 정비업이 덩달아 잘나간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자동차 정비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일부 정비소들은 직접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수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원본 : 일요신문 2018.03.01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2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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